본문 바로가기
상식

[24절기] ① 기원과 역사, 양력 날짜, 세계 여러 나라의 절기

by 호기심 스마일 2024. 9. 5.
반응형

혹시 ‘24 절기’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입춘"이니 "추분"이니 하는 이름들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어떨까요? 24 절기는 단순한 날짜 구분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자연과 손잡고 살아가며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든 비밀스러운 시간표였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도 이런 절기 체계를 가지고 있었을까요? 24 절기의 흥미로운 기원과 역사부터 세계 여러 나라의 독특한 계절 구분 방식까지, 여러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보았습니다. 한 번 들어보면 이 절기의 매력에 빠져들지도 모릅니다!
 

24절기-기원-역사-양력날짜-세계-여러나라-절기
24절기란?

24 절기란, 하늘을 읽어 농사를 짓다

24 절기는 마치 하늘이 내린 달력과도 같습니다. 이 달력은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졌지만, 우리 조상들은 이를 받아들여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중국의 고대 천문학자들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언제 씨를 뿌리고, 언제 거둬야 할까?"라는 고민 끝에 탄생시킨 것이 바로 24 절기입니다.
 
그들은 태양이 하늘을 도는 궤적을 따라 1년을 24개의 절기로 나눴습니다. 이 절기들은 일종의 자연 스케줄러처럼 계절마다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죠. 예를 들어, '입춘'은 "이제 봄이 오니 농사를 준비하라"라고 알리고, '추분'은 "이제 추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절기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우리 조상님들은 그저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농경문화와 결합하여 이 절기들을 더 실용적으로 재구성했어요. 그렇게 24 절기는 한반도의 자연환경과 농사 패턴에 딱 맞는 시간 지침서로 변모했습니다.
 

24절기-기원-역사-양력날짜-세계-여러나라-절기
우리 나라의 천문 관찰 상상도

왜 24 절기가 필요했을까요?

24 절기는 농경 사회에서 필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농사일의 시기를 정확히 판단해야 하는 농부들에게 24절기는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부터 겨울의 한복판을 의미하는 대한까지, 각 절기는 농작물의 파종, 이식,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되었죠.  24 절기가 단순한 시간 구분을 넘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식을 나타낸다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24절기-기원-역사-양력날짜-세계-여러나라-절기
24절기

24 절기의 날짜와 의미

아래는 24절기의 각 날짜와 그 의미를 정리한 것입니다. 모든 날짜는 양력을 기준으로 합니다.
 

봄 절기

  • 입춘(立春): 2월 4일경 - 봄의 시작을 알리며, 농사를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 우수(雨水): 2월 19일경 - 눈이 녹아 물이 되며, 본격적인 봄 준비를 하는 시기입니다.
  • 경칩(驚蟄): 3월 6일경 - 겨울잠에서 동물들이 깨어나는 시기로, 농작물의 싹이 돋아납니다.
  • 춘분(春分): 3월 21일경 -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며, 봄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입니다.
  • 청명(淸明): 4월 5일경 - 하늘이 맑아지며 농사 준비가 본격화되는 시기입니다.
  • 곡우(穀雨): 4월 20일경 - 곡식에 필요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여름 절기

  • 입하(立夏): 5월 6일경 -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로, 모든 것이 생동하는 때입니다.
  • 소만(小滿): 5월 21일경 - 만물이 무성하게 자라기 시작하며, 곡식이 익어가는 시기입니다.
  • 망종(芒種): 6월 6일경 - 벼나 보리와 같은 곡식을 파종하기에 적합한 시기입니다.
  • 하지(夏至): 6월 21일경 -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은 시기입니다.
  • 소서(小暑): 7월 7일경 -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로, 본격적인 여름을 준비합니다.
  • 대서(大暑): 7월 23일경 - 가장 더운 시기로, 농작물 관리가 중요한 시기입니다.

 

가을 절기

  • 입추(立秋): 8월 8일경 -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로, 수확을 준비합니다.
  • 처서(處暑): 8월 23일경 - 더위가 한풀 꺾이고 가을의 기운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 백로(白露): 9월 8일경 -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며,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는 시기입니다.
  • 추분(秋分): 9월 23일경 -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며,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됩니다.
  • 한로(寒露): 10월 8일경 - 찬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며, 기온이 더욱 내려가는 시기입니다.
  • 상강(霜降): 10월 23일경 -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며, 겨울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겨울 절기

  • 입동(立冬): 11월 7일경 -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로, 모든 준비가 끝나는 시기입니다.
  • 소설(小雪): 11월 22일경 - 첫눈이 내리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겨울이 다가옵니다.
  • 대설(大雪): 12월 7일경 - 큰 눈이 내리는 시기로, 농작물을 보호하는 시기입니다.
  • 동지(冬至): 12월 21일경 -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아지며, 새로운 태양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 소한(小寒): 1월 6일경 - 추위가 시작되는 시기로, 겨울의 중간에 해당합니다.
  • 대한(大寒): 1월 20일경 - 가장 추운 시기로, 봄을 준비하는 마지막 시기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절기

우리나라의 24 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한 해를 24개의 시기로 나눈 시간 체계로, 농경 사회에서 계절의 변화를 세밀하게 반영하여 농사 일정을 계획하는 데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개념은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요. 각기 다른 문화에서 계절을 관리하고 농사에 적응하기 위해 고안된 독특한 절기 시스템들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일본의 72 후(七十二候)

일본은 우리나라의 24 절기 체계를 받아들였지만, 이를 더욱 세밀하게 나누어72 후(七十二候)로 발전시켰습니다. 72 후는 24 절기를 다시 3개의 작은 시기로 나누어, 각 절기가 약 5일 간격으로 구성됩니다. 일본의 기후와 환경에 맞춰 자연의 변화를 보다 세밀하게 반영하고자 했던 것이죠. 예를 들어, "우수"라는 절기는 일본에서 "동풍이 불어 얼음이 녹는다"와 같은 세부적인 시기로 나누어져 자연 현상을 더 자세히 관찰하고 농사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4절기-기원-역사-양력날짜-세계-여러나라-절기
중국의 천문 관찰

중국의 24절기

중국의 24 절기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24 절기 체계의 원류입니다. 중국에서는 이 절기들이 농업뿐만 아니라 전통 의학, 음식, 풍습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각 절기는 농사뿐 아니라 제례, 축제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 활동의 기준이 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중화권 문화에서 중요한 시간적 기준으로 사용됩니다.
 

유럽의 사계절과 농업력

유럽에서는 한국이나 중국처럼 세밀한 절기 체계는 없었지만, 사계절을 중심으로 한 농업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유럽의 농업력은 주로 춘분, 하지, 추분, 동지와 같은 태양의 주기에 맞춘 주요 농업 활동을 기반으로 했어요. 이러한 계절 구분은 농업 활동뿐만 아니라 축제, 종교 행사 등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농업력에서는 씨 뿌리는 시기와 수확 시기를 정하는 데 사계절을 기준으로 삼았으며, 이러한 계절 변화는 기독교의 주요 축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인도의 판창가(Panchanga)

인도에서는 판창가(Panchanga)라는 전통 달력이 사용됩니다. 판창가는 태양력과 음력을 조합한 달력으로, 농업, 종교 행사, 결혼과 같은 중요한 행사들을 계획하는 데 사용되었죠. 이 달력은 계절의 변화뿐만 아니라, 매일의 좋은 시간(길일)과 나쁜 시간(흉일)을 구분하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인도에서는 몬순과 같은 계절적 변화를 기준으로 농사 일정이 결정되었으며, 이것을 바탕으로 적절한 농작물 재배 시기를 정했습니다.
 


 

고대 문명에서의 절기, 계절 체계

│고대 이집트의 계절 체계

 
이집트인들은 나일 강이 범람하는 시기를 기준으로 1년을 크게 세 개의 계절로 나누었습니다.

아크트(Akhet) : 나일 강이 범람하는 시기, 6월~9월경
페레트(Peret) : 물이 빠지고 농사를 짓는 시기, 10월~2월경 
셰무(Shemu) : 수확하는 시기, 3월~5월경

 

24절기-기원-역사-양력날짜-세계-여러나라-절기
고대 이집트 나일강변 상상도

 
1. 이집트력(Egyptian Calendar)의 구성

고대 이집트인들은 태양력을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달력을 사용했습니다. 이 달력은 1년을 360일로 설정하고, 이를 3개의 계절과 12개월로 나누었습니다. 각 계절은 4개월로 구성되었으며, 계절과 달의 구분은 나일강의 범람 주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 이집트의 세 가지 계절

  • 아흐트(Akhet): 범람의 계절 (6월~9월)

나일강이 범람하여 토양에 비옥한 퇴적물을 남기는 시기입니다. 이 범람은 이집트 농경 사회의 기반을 이루는 중요한 자연 현상이었습니다.

  • 페레트(Peret): 출현의 계절 (10월~1월)

물이 빠지고 농경지가 드러나면서 파종과 경작이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 셰무(Shemu): 수확의 계절 (2월~5월)

농작물을 수확하고 저장하는 시기로, 다음 범람을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 추가 +5일(Epagomenal Days)
이집트력은 360일 외에 5일의 추가 일자를 더해 총 365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 추가된 5일은 신들의 탄생을 기념하는 축제 기간으로 여겨졌습니다.
 

우리나라의 24 절기와 비교해 볼까요?
 

24 절기가 한 해를 24개의 세부 단위로 나누는 반면, 이집트력은 3개의 주요 계절로 나누어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체계 모두 자연 현상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24절기가 태양의 황경 변화를 따르는 것처럼, 이집트력은 나일강의 범람과 시리우스의 움직임을 따릅니다. 그리고 양쪽 모두 농업 활동의 계획과 실행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사회적, 종교적 행사와도 연계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24절기-기원-역사-양력날짜-세계-여러나라-절기
고대 잉카의 농경 상상도

│잉카 문명의 계절 체계

태양의 신 인티(Inti)를 기리는 축제인 인티 라이미(Inti Raymi)는 하지(6월 21일 무렵)에 맞춰 열렸으며, 이 날짜는 수확 시기와 일치

 
잉카 문명은 태양 숭배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시간 및 계절 관리 체계를 발전시켰어요. 그들은 천문학적 지식이 상당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것을 활용하여 계절의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고, 농경 활동과 종교의식을 조율했습니다.
 
★ 인티와타나(Intihuatana)와 천문 관측
인티와타나(Intihuatana)는 잉카 문명에서 사용된 태양시계 혹은 천문 관측기구로, 주요한 천문 현상을 관찰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인티와타나는 태양의 위치와 그림자의 변화를 관찰하여 춘분, 추분, 하지, 동지 등을 정확하게 파악했어요. 이러한 관측을 통해 파종과 수확 시기를 결정하고, 농작물 재배에 최적의 타이밍을 잡았습니다. 또, 태양의 움직임을 신성하게 여겨 각종 제사와 축제를 열었으며, 이 행사들을 통해 신들과의 교감을 이루려 했습니다.
 
★12개월 달력과 축제
잉카인들은 한 해를 12개월로 나누고, 각 달마다 특정한 농업 활동과 축제를 열었습니다.
 

  • 카팍 라이미(Capac Raymi) : 12월에 열리는 위대한 축제로, 태양신 인티(Inti)를 기리는 행사였습니다.
  • 파차이(Pacha) : 파종과 수확 시기에 맞춰 열리는 다양한 의식과 축제가 존재하여 풍년을 기원했습니다.

 
★ 케추아 달력(Quechua Calendar)
케추아족은 잉카 문명의 주류를 이루는 민족으로, 그들만의 독특한 달력을 사용했습니다. 이 달력은 지역의 기후와 지형에 맞춰 설계되어, 고지대와 저지대의 농경 활동을 효율적으로 관리했어요. 또 별자리와 태양, 달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계절 변화를 예측하고, 이 결과를 통해 생활 전반을 계획했습니다.
 

우리나라의 24 절기와의 비교해 볼까요?
 

24 절기가 세밀하게 계절을 나누는 것처럼, 잉카인들도 천문학적 관측을 통해 정확한 계절 변화를 파악했어요. 또 두 체계 모두 자연 현상을 중시하며, 농업과 종교, 사회적 활동을 자연의 주기에 맞춰 조율했죠. 태양과 별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시간과 계절을 측정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24 절기, 고대 이집트의 계절 체계, 그리고 잉카 문명의 시간 관리 시스템은 각기 다른 형태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 자연 현상과 천문학적 관찰을 기반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농경 사회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사회적 및 종교적 활동을 조율하며,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24 절기는 우리 조상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지혜의 산물입니다. 이 절기는 중국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와 일본, 더 나아가 세계 여러 문화권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이제 아셨을 겁니다. 이집트의 나일 강 주기, 잉카의 태양 숭배와 같이, 다양한 문화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계절을 관리해 왔습니다. 오늘날, 이런 전통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자연의 흐름을 이해하고, 조화로운 삶을 추구할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합니다. 지금부터라도 24 절기를 다시 한번 살펴보며, 우리 삶 속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지혜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처서 매직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겠죠?

반응형